1. 사람의 정을 느끼기 힘든 독립적인 햄스터
햄스터는 이미 1839년 G.R. 워터하우스에 의해 과학적으로 분류되었으나, 성공적으로 사육 및 번식이 시작된 것은 현재 기준으로 92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1930년 시리아의 알레포 지역에서 채집된 암컷 1마리와 새끼 12마리가 최초이며, 이때 이 13마리가 현재 사육되는 골든햄스터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비교적 인기가 많은 동물이나, 모든 반려동물이 그렇듯이 키우기 위해서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키우기 시작하면 아주 높은 확률로 아래에 설명할 여러 좋지 못한 상황이 생길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햄스터는 먹이사슬의 최하위에 있는 데다 영역 동물이기에 비단 햄스터뿐만이 아니라 레밍과 메뚜기쥐를 위시한 비단 털지과의 대다수 종들은 매우 사납고 공격적입니다. 애완용으로 기르는 햄스터들은 야생 개체에 비하면 순한 편이나, 그래도 생쥐나 시궁쥐 같은 종들보다는 훨씬 사납습니다. 햄스터는 대체로 독립적인 생활을 하기 때문에 사람과의 정을 느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보통 핸들링을 통해 햄스터와 친해졌다고 하는데, 핸들링은 대개로 간식을 주면서 하므로 햄스터가 손을 친근하고 익숙하게 느끼는 것이지 사람과 친해진다는 것은 아닙니다. 독립적인 생물인 만큼 햄스터를 키울 때 무턱대고 만져서는 절대 안 됩니다. 그렇게 하다 햄스터가 스트레스를 받아 수명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능은 매우 낮은 편이지만 도주를 잘하기 때문에 넓고 큰 케이지에 길러야 합니다. 사육장에 뭔가 허점이 보이면 잽싸게 탈출하는 것을 보면 지능이 탈출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또한 햄스터는 청력이 발달되었다고 하는데 물 따르는 소리, 걷는 소리도 들을 만큼 청력이 밝습니다. 대형 마트나 길거리, 펫 샵에서 파는 거의 대부분의 햄스터는 햄스터를 대량으로 번식하는 농장에서 공급되기 때문에 근친교배, 건강하지 못한 개체 간의 교배, 지나치게 어린 시기에 분리되는 등의 문제를 겪게 되며, 이로 인해 허약하거나 병에 걸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정이 이렇기에 건강한 햄스터를 기르고 싶다면 부모 햄스터의 개체와 혈통을 확인할 수 있는 가정 분양을 받는 것이 가장 리스크를 적게 안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적어도 분양자가 근친교배나 건강하지 못한 개체를 반복적으로 번식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상적인 교배 환경을 갖춘 가정 분양은 극소수이며, 가정 분양의 경우에서도 위에서 언급한 문제점들이 대두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특히 희귀한 모프를 가진 햄스터의 분양에 있어서 이러한 문제가 매우 심각한 편입니다.
2. 절대적으로 본인의 영역을 지키는 햄스터
햄스터를 관리하는 방식의 경우 가장 많이 언급하는 말이 햄스터들은 자신의 새끼를 잡아 먹는다는 말일 것입니다. 햄스터를 떠올리면 바로 '잔인한 동물'이라는 걸 생각할 정도로 카니발리즘(동족 포식)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새끼를 잡아먹었다든지, 두 마리를 키우는데 밥을 며칠 주지 않았더니 한쪽이 백골이 되어 있었다는 등의 이야기는 전부 사실이기는 하지만, 양육을 포기하고 새끼를 죽여서 잡아먹거나, 동족의 시체를 먹는 현상은 자연에서는 매우 흔하게 관찰되고 햄스터뿐만 아니라 다른 애완동물한테도 간혹 있는 행동입니다. 그러나 애완동물로 흔히 키우는 포유류 중에서는 햄스터가 작은 체구에 입양가도 싼 탓에 쉽게 보고 제대로 된 지식 없이 키우는 데다 이러한 동족 포식이 다른 동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목격되는 횟수가 많아서, 유독 햄스터에 국한해서 언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미 햄스터가 새끼를 죽이거나 잡아먹는 경우는 이렇습니다. 새끼가 이미 죽었을 때, 외부의 침입자가 새끼를 건드리거나 훔쳐보거나 먹이가 부족한 등 새끼를 키우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판단될 때, 새끼가 성적 성숙이 이루어지고 나서도 좁은 공간에 계속 같이 살고 있을 때, 사람이 어미 햄스터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주었을 때 입니다. 햄스터는 자기만의 영역을 갖고 생활하는 동물이며 그중에서도 골든햄스터는 철저한 영역 동물이라서 햄스터 한 마리에 케이지 하나가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합니다. 이러한 종의 특성을 무시한 채 사육장에 다 같이 키운다면 꽤 높은 확률로 몇 마리가 핏자국만 남기고 사라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즉 교배를 목적으로 하더라도 짝짓기 이후에 곧바로 분리해 주어야 합니다. 그나마 드워프 햄스터는 어느 정도 사회성이 있고, 야생에서도 무리 생활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비교적 쉽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일 안전한 것은 1마리 단독 사육입니다.
3. 총평
지금까지 귀엽지만 야생성이 강한 동물 햄스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작은 체구때문에 마냥 귀엽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영역에 예민하고 야생성이 많은 동물인지는 미처 몰랐습니다.
주변에도 햄스터를 키우는 지인이 "햄스터 두 마리를 함께 키웠더니 한 마리가 다른 한 마리를 잡아먹었어"라고 말하는 걸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내가 키우는 동물에 대한 지식이 없는 채로 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면 그저 나의 욕심 때문에 동물을 괴롭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나 햄스터를 키우려고 마음먹는 사람이 있다면 사육방법에 대해 확실히 공부를 하고 키우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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