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멸종위기였던 먼치킨 고양이
먼치킨의 역사는 매우 짧습니다. 오래된 숏 레그 고양이에 대한 기록은 1940년대부터 영국에서 발견됩니다. 하지만 신체적 결함 때문에 야생에서 생존율이 극히 떨어졌기 때문에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개체수가 급감하여 거의 멸종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한동안 숏 레그 고양이에 대한 기록은 유럽에서 나타나지 않았는데 현재 먼치킨 품종의 시조는 1983년에 루이지애나에서 태어난 숏 레그 고양이 형제들입니다. 1995년까지만 해도 먼치킨은 사실상 미국에서만 존재하는 품종이었으며 당시 뉴욕타임스 기사에 따르면 약 300마리에 불과할 정도의 희귀종이었다고 합니다.
2. 고양이 싸움에서 구조적으로 이길 수 없는 먼치킨
먼치킨은 팔다리가 무척 짧기 때문에 달리기 능력과 점프 능력도 일반 고양이들에 비해 떨어집니다. 다만 다리 길이가 짧은 것 치고 점프 능력과 달리기 능력이 그렇게까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점프력은 먼치킨들 중에서도 개체별 편차가 큰 것으로 보이는데, 비록 먼치킨이 일반 고양이와 같은 높이로 점프할 수는 없지만 부엌 선반 정도는 대부분 뛰어오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짧은 팔다리로 점프하기 위해서는 신체의 다른 부분을 더 많이 활용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책상이나 식탁 정도의 높이에 오르기 위해 보통 고양이는 아무런 준비 동작 없이 가볍게 올라올 수 있지만, 먼치킨은 몸을 뒤로 뺀 후 그 반동을 이용해 올라옵니다. 이런 준비 동작은 먼치킨 고양이 사이에서도 개체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때문에 타고난 운동신경에 의해서 많이 좌우되고, 그 밖에 후천적인 훈련이나 연습, 그리고 높은 곳에 대한 두려움이나 그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도전 정신 등 고양이 본인의 성격에 의해서도 차이가 납니다. 계단 오르기나 점프의 경우 처음에는 신체적 핸디캡 및 그로 인한 두려움 때문에 스스로 점프하지 못하고 계단 앞에 머뭇거리거나 주저앉는 먼치킨들이 있는데, 집사가 적절한 동기부여와 함께 잘 훈련시키면 어느 정도 점프하는 요령을 터득하기도 합니다. 달리기를 할 때도 몸통의 평형을 유지하며 주로 다리 관절을 사용해 달리는 일반 고양이들과 달리 먼치킨은 허리를 이용해 온몸을 상하로 움직이며 달리거나 몸통을 거의 바닥에 닿을 정도로 낮춰서 달리는 등 다소 다른 메커니즘을 보입니다.
먼치킨은 다리가 짧다 보니 캣 파이트에서 굴욕도 당합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먼치킨 고양이들이 캣 파이트 때 매우 불리한 상황에 처하는데 심지어 먼치킨 다음으로 다리가 짧다는 페르시안한테도 레슬링에서 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캣 파이트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팔 길이입니다. 고양이의 손은 주먹 형태를 취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람이 주먹질을 하는 것과 고양이의 펀치는 원리가 다릅니다. 태권도처럼 주먹을 지르는 것이 아니라 투수가 공을 던지듯이 팔을 휘둘러 그 회전력을 이용해 손바닥을 내리치듯 펀치를 날립니다. 그러므로 팔이 긴 고양이의 손이 회전력이 크기 때문에 훨씬 더 맵습니다. 때문에 먼치킨이 거리의 불리함을 극복하여 짧은 팔로 어떻게 펀치를 먹이는 데 성공했다 하더라도 그 펀치가 상대방에게는 별로 아프게 느껴지지 않는 것입니다. 힘이 약하면 싸움에서 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고 실제 야생이라면 먼치킨 입장에서는 생존에 매우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물론 이런 공격력은 야생에서 생활할 때나 불리한 것이고 사육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니 적은 활동 반경에 약한 공격력을 가진 먼치킨은 여러모로 실내사육에 최적화되어있다고 보면 됩니다.
다만 먼치킨은 유전병이 심한 품종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까지 나온 연구결과로 밝혀진 바는 의외로 건강한 편입니다. 다리가 짧은 고양이들에 비해 디스크나 관절염 위험은 의외로 적지만 앞다리가 뒷다리보다 짧은, 허리에 무리가 가는 체형으로 인해 척추전만증에 대한 위험도가 높습니다. 뼈보단 근육의 문제로 등 근육이 척추를 제대로 지지하지 못해 척추가 점점 아래로 처지면서 폐와 심장을 압박하는 질병입니다. 해당 유전병을 가지고 태어난 개체는 대다수 생후 3개월 이내에 폐사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타 품종과 교배가 많이 이루어지는 만큼 다른 품종이 갖는 유전병을 경계해야 한다고 합니다. 먼치킨의 짧은 체형이 같은 유전병에 걸렸을 때 다른 품종이 걸렸을 때보다 피해가 크다는 견해들이 있으므로 키우기 전 부모 묘에 대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3. 총평
지금까지 다리는 짧지만 상당히 귀여운 먼치킨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저도 고양이를 키울 수 있다면 꼭 먼치킨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포스팅을 하면서 그 생각이 더더욱 굳혀졌습니다. 짧은다리로 인한 유전병때문에 관리가 필요하지만 그 부분만 신경쓸 수 있다면 실내사육에 최적화되어있다고 하니 더할나위 없는 반려묘라는 생각이 듭니다. 뒤뚱뒤뜅걸어다니는 뒷모습을 바라보기만 해도 참 사랑스러울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귀엽고 얌전한 고양이를 좋아하신다면 먼치킨을 추천드립니다.
이만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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