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트레스를 받으면 잔인해지는 토끼
토끼는 '입으로 토해서 새끼를 낳기 때문에 토끼'라는, 오래전부터 구전돼서 내려오는 농담이 있습니다. 별주부전에서 토끼가 자기는 간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을 정도로 별종인 생물임을 납득시키기 위해서 이 레퍼토리를 쓰기도 합니다. 사실 별주부전에 등장하는 토끼에게도 자신의 간을 임의로 꺼낼 능력이 없었습니다. 그저 육지로 도망치려고 둘러대는 핑계였다고 합니다. 얌전하고 온화한 동물이라는 인식과 다르게 스트레스가 극대화되면 편집증적 공격행위를 보이는 개체까지 나오기도 하는데 토끼 귀 잘리는 사건의 원인이었던 토끼 '토랑이'의 경우 어떠한 이유로 무리에 끼지 못하고 왕따 당하자 그 스트레스가 극대화되어 다른 토끼들의 귀와 털을 뜯어먹고 심지어 무리 중 다른 개체를 죽여버리는 등의 비정상적 공격성을 보였습니다. 결국 토랑이는 무리를 공격하지 못하게 격리 조치행을 당했다고 합니다. 또 토끼는 여간해서는 소리를 내지 않는 과묵한 동물인데 위협을 느끼거나 고통스러울 때는 신음소리나 비명을 지르기도 합니다. 애완토끼의 경우 기분이 매우 나쁠 때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2. 외모와 달리 해로운 동물
토끼는 귀여운 외견과 달리 밭이나 정원에는 해로운 동물입니다. 꽃, 줄기, 잎, 새싹 할 것 없이 갉아먹는 데다가 관상목의 잎마저 키가 닿는 데까지 먹어치워 버리고, 더 심한 경우엔 잎뿐 아니라 관상용 나무의 밑동 그 자체를 갉아먹어 비싼 관상목을 쓰러트리기도 합니다. 당장 위 문단의 영상 초중반에만 해도 주인의 것이건 아니건 눈에 띄는 작물이랑 식물은 죄다 뜯어먹고 심지어는 청양고추까지 먹을 정도입니다. 제법 자란 식물도 토끼가 자기 키에 맞는 위치까지 잎을 다 잘라먹어서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제대로 광합성을 못 해 죽기도 합니다. 똥을 많이 싸기에 정원 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차피 화학 비료를 약간만 뿌려줘도 잘만 자라는 게 정원 식물들이므로 자연 거름은 그렇게 필요하지 않습니다. 한국인 이민자들은 보통 북미 지역에서 구하기 어려운 한국산 채소, 예를 들어 삼나물, 고사리, 깻잎 등을 정원 한구석에서 재배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토끼가 등장하면 망가지기 딱 좋습니다. 물론, 고추나 마늘을 주변에 심게 되면 그 냄새 덕분에 침입을 막을 수는 있지만 이것도 이 식물들이 토끼가 꺼리는 향취를 풍기게 될 정도로 성장했을 때의 이야기고, 채 열매도 맺기 전이라면 이것들도 토끼의 한 끼 식사에 불과합니다. 정원을 예쁘게 장식하기 위해 설치한 등불과 전선 등을 갉아먹기도 하고, 한 번 등장하면 보통 땅굴을 파고 다니기 때문에 한 마리를 잡았다 하더라도 또 등장할 확률이 높으며, 번식도 왕성하게 해대는지라 정원이 쑥대밭이 되어 버립니다. 땅굴이 이웃집 마당과 연결된 경우도 많아서,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치기도 합니다. 퇴치 방법으로는 흙을 아예 다 갈아엎은 후 다시 채워주거나, 토끼굴에 토끼가 싫어하는 물을 계속 붓거나 연기를 피워넣어 토끼 스스로 도망가게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방벽을 세우는 방법도 있는데 나무 울타리는 오히려 갉아먹어 쓰러뜨릴 수 있기 때문에 나무가 아닌 다른 재질의 것만 써야 하며 아래로 굴을 뚫고 넘어오지 못할 정도로 깊숙이 박아야 합니다. 토끼를 쫓아내기 위해 개나 고양이를 기르거나, 엽총이나 덫 등으로 직접 사냥하기도 합니다. 다만 전자는 동물이 토끼를 쫓아내는 정도가 아니라 물어 죽인 경우 그것에 주인의 고의성이 보이면 동물학대 관련 논란이 생길 수 있고 후자는 우리나라는 개인의 무기 사용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외국에서만 쓸 수 있는 방법이라는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토끼는 정원에서만 이렇게 깽판을 치는 게 아니라 개와 마찬가지로 집에 있는 물건들도 갉아놓습니다. 여건상 정원에서 동물을 기르기 어려워 주로 실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워야 하는 한국의 경우 토끼를 집에서 풀어 키우면 상술했듯이 전자제품의 전선이나 책과 같은 일상생활 용품들도 물어서 손상시키기 때문에 풀어주는 경우에는 강아지를 키울 때처럼 유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총평
지금까지 귀여운 토끼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작고 귀여운 앞니로 저렇게 많은 것들을 갉아먹는다니 상상만으로는 사실 너무나도 귀엽습니다. 하지만 정원을 가꾸거나 집안에서 화초를 키우는 사람들에게는 꽤나 골칫거리일 것 같긴 합니다. 주변에 토끼를 키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휴대폰 충전기를 자꾸 갉아먹어서 충전기를 옷장 위에 올려두거나 늘 구비를 해둔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앞머리를 갉아먹어서 미용실을 가게 된 사연도 들은 것 같습니다. 혹시나 애완토끼를 기르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가정용 가림막으로 이동반경을 제한시켜 놓거나 갉아먹히면 안 되는 물건들은 한쪽으로 잘 관리를 해두어야겠습니다. 이상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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